Old Dubai
01 Souk · 시장
아랍어로 ‘시장(market)’을 뜻하는 수크. 두바이의 오래된 지역에는 향신료와 직물, 금과 생활용품을 파는 수크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반짝이는 고층 건물의 두바이와는 꽤 다른 얼굴이다.
02 Falcon · 매
매는 오래전부터 아라비아반도 베두인들의 삶과 함께해온 존재다. 사막에서 사냥을 위해 길러졌으며, 지금까지 UAE를 대표하는 국가적·문화적 상징 가운데 하나다. 사진 속 매가 쓰고 있는 작은 가죽 두건은 주변의 움직임에 예민한 매가 놀라거나 흥분하지 않도록 시야를 가려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UAE에서는 매의 해외 이동을 위해 매 전용 여권(falcon passport)까지 발급한다.
03 Gahwa · 아랍식 커피
아랍식 커피(Arabic Coffee)인 가흐와는 아라비아반도에서 오랫동안 일상의 중요한 일부였다. 커피나무는 건조한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이 아니다. 아라비아에서는 예멘과 남서부의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재배되고 교역되었고, 사막에서 살아가던 베두인들은 불을 피워 커피콩을 볶고 빻아 끓여 마셨다. 저녁이면 사람들이 모닥불 곁에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손님이 찾아오면 커피를 끓여 내는 것 역시 중요한 환대의 방식이었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사막에서, 모닥불 곁에 둘러앉아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은 꽤 반가운 것이 아니었을까.
비교적 옅게 볶은 커피에 카다멈을 넣어 끓이고, 지역과 집집마다 사프란이나 정향 등을 더하기도 한다. 손잡이가 달린 전통 주전자 달라(dallah)에서 작은 잔 핀잔(finjan)에 따르는데, 잔의 1/4 정도만 채우는 것이 전통적인 예법이다. 손님이 원하면 계속해서 잔을 채워주고, 다 마셨다는 뜻으로 잔을 가볍게 흔들면 그제야 멈춘다. 쌉싸름한 커피에는 설탕을 넣기보다 달콤한 대추야자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익숙한 진하고 볶은 커피와 달리 색은 옅고, 카다멈의 향이 먼저 올라온다. 커피라기보다 향신료를 우린 따뜻한 생강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올드 두바이를 거닐다 보면 대추야자와 가흐와를 자주 만난다. 그리고 계속 권한다.
04 Christ’s Thorn · 그리스도가시대추나무
올드 두바이에서 우연히 만난 나무. 표지판을 보니 1910년에 심은 나무라고 한다. 100년이 훌쩍 넘은 나무라는 사실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Christ’s Thorn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와 호기심에 사진을 찍었다. 학명은 Ziziphus spina-christi. 한국어로 그리스도가시대추나무라고 한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로, 가지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오래전부터 예수님의 가시면류관을 만든 식물의 후보 가운데 하나로 전해져왔다. 그래서 Christ’s Thorn, 즉 ‘그리스도의 가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신약성경에는 로마 군인들이 가시로 관을 엮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정확히 어떤 식물의 가시였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다만 이슬람 문화의 도시 두바이 한가운데에서, 10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그리스도의 가시’라는 이름의 나무를 만나다니. 어쩐지 신기하고 반가웠다.